2005 S/S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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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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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S/S Paris 레디 투 웨어 Saint Lau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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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S/S Paris생 로랑 (Saint Laurent)

    톰 포드가 이브 생 로랑을 맡던 시절, 쇼 직전의 샴페인 리셉션과 로뎅 박물관에 세워진 커다란 블랙 텐트 아래 놓인 푹신한 블랙 소파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파티장에서나 볼 수 있는 의자가 놓인 평범한 쇼장에 실망해 향수어린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번 컬렉션의 문제 역시 주류 의상들의 형태가 편해 보이지 않다는 데 있다. 스테파노 필라티는 히프를 부풀리는 과장된 실루엣을 시폰, 빳빳한 면, 심지어 카키색 면직물에서까지 반복적으로 보여줬다. 또 사파리 스타일 쪽도 살짝 시도해보고, 신기하게도 누벨 소사이어티를 풍자하는 경직된 느낌의 이브닝 웨어에 손을 대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적어도 한 사람의 마음은 흡족하게 만들었다. 바로 피에르 베르제였고, 그는 이렇게 말했다. “디자이너가 드디어 생 로랑의 정신으로 돌아갔습니다. 포드가 갖고 있던 파시스트 스타일은 찾아볼 수 없더군요.” 필라티가 이 자리를 받아들였을 때, 그는 거액 연봉과 더불어 모든 결정권을 넘겨 받았다. 하지만 일류 브랜드의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건, 얼만큼 주체적으로 자신의 뜻을 디자인에 반영하는가, 그리고 ‘No’라고 말해야 할 때 그렇게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찌 그룹은 생 로랑을 프랑스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 자리를 놓치지 않게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가졌다. 그렇다면 필라티는 더 열정적으로 모던한 룩을 개발하는 한편, 본인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수트에 대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결단력을 키워야 한다. 필라티는 이번 컬렉션이 생 로랑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쇼였다고 강하게 확신하고 있는데, 그게 또 다른 문제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