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F/W Paris

Designer
close
빅터 앤 롤프
전체 컬렉션 보기
    2005 F/W Paris 레디 투 웨어 Viktor & Rolf
    100

    2005 F/W Paris빅터 앤 롤프 (Viktor & Rolf)

    뻔한 컬렉션 소재에 싫증을 느낀 것인지, 빅터 & 롤프는 ‘왜 침대에서 일하면 안 되나?’를 테마로 한 발칙한 판타지로 그 해결책을 찾았다. 레이스로 장식된 베개와 코트 목 부분에 접이용 담요를 끼워넣고 부스스한 빨강머리로 등장한 릴리 콜은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모습을 연출했다. 그녀의 뒤로 아직 잠이 덜 깬 듯한 다른 모델들이 잇따라 걸어 나왔는데 하나같이 트리밍과 프릴로 장식된 시크한 이불(셔츠로도 입을 수 있는)과 커다란 칼라가 달린 듀벳(깃털) 코트, 퀼트로 만들어진 수트, 이브닝 드레스 속에서 몸을 감싸고 있는 슈미즈를 걸치고 있었다. 몽유병 환자들 같은 빅터 앤 롤프의 소녀들은 토리 아모스가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는 무대 위를 유유히 걸어다녔다. ˝나는 잠이 든 채로 걸었지,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그녀의 노래는 도리어 그들의 단잠을 방해할 정도로 달콤했다. 웬 헛소리냐고? 헛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사실 무대는 한없이 낭만적이었다. 가끔 패션 세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광기로 주의를 환기시켜야 될 필요가 있는 법. 실제로 미치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최소한 빅터&롤프는 평범한 스타일에서 벗어나고자 부활주의자처럼 행동하는 디자이너들은 아니다. 이번 컬렉션에선 시즌 베스트 아이템이라 할 수 있는 블랙 턱시도 팬츠와 부채 모양의 스톰 플랩(storm flaps)이 달린 블랙 레인코트, 테두리가 프릴로 장식된 피코트도 선보였다. 이 밖에 아름다운 슈미즈와 레이스 가운(붉은 장미 자수가 놓인)은 빅터 & 롤프가 몽환의 밤에 어울리는 드레스가 어떤 것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음을 입증해주었다. 프리랜서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