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S/S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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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지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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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S/S Seoul 서울 패션위크 Miss Gee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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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S/S Seoul미스지컬렉션 (Miss Gee Collection)

    매 시즌 가장 열렬한 환호와 지지를 받는 미스 지 컬렉션. 그러나 이번 시즌 미스 지 컬렉션의 패션쇼 컨셉트가 소개된 ‘보도자료’는 언론에 제공되지 않았다. 이에 조바심이 생긴 에디터는 백스테이지로 달려가 디자이너 지춘희에게 “이번 쇼의 컨셉트에 대해서 설명해주시죠?” “주된 디테일은 어떤 것 입니까?” 등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연륜이 묻어나는 디자이너의 미소와 “특별한 컨셉트는 없어요”라는 간단한 대답뿐. 이에 안타까운 표정을 짓자 “요즘 사는 게 참 어려운 거 같아요. 각박한 세상에 귀엽고 가벼운 옷을 만들고 싶었어요”라며 한 마디 덧붙였다. 이번 컬렉션이 어떤 모습일지 ‘사전 힌트’가 전혀 없었던 패션쇼. 그렇지만 이정재, 김민희, 윤은혜, 전혜빈, 서지영, 손태영, 황정음, 이나영 등 최고의 스타들이 VIP 석을 빛내고 있어 이 쇼에 대한 ‘높은 기대치’만큼은 충분히 가늠할 수 있었다. 봄 내음처럼 경쾌한 음악이 흐르고 조명이 밝아지자, 아역 CF 스타 정채은이 천진하게 무대 위로 뛰어나왔다. 꼬마 요정의 깜찍한 등장으로 패션쇼 현장은 이내 웃음바다가 되었고 뒤이어 ‘여성스럽고 달콤한’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런웨이를 장악했다. 파스텔 톤의 캔디 컬러, 귀여운 퍼프소매, 리본, 러플 등의 디테일은 지난 F/W 시즌에 선보였던 ‘로맨티시즘’을 여전히 담아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디자인이 진보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간 선보였던 ‘여성스러움’에 또 다른 요소들을 추가해 새로운 ‘로맨티시즘’을 만들어냈으니까. 가장 눈에 띄었던 아이템은 벨트. 넉넉하게 부풀린 레그어브머튼 슬리브의 블라우스와 피트 되는 펜슬스커트에 넓은 벨트가 허리를 조여, 볼륨감 있는 ‘여성미’를 연출했다. 그런가 하면 가죽으로 된 두 겹 벨트도 눈에 띄었다. 벨트가 없더라도 다트를 이용해 넓은 웨이스트 라인을 표현한 원피스도 인상적이었는데, 피트되는 허리선과 부푼 가슴선이 강조되었다. 또한 스트링을 이용한 코르셋 여밈이 원피스, 팬츠, 재킷 등 아이템 곳곳에 쓰여 ‘새틴 리본’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그 외에도 롱 카디건과 수트 재킷을 함께 매치해 ‘플록 코트’ 처럼 뒷자락이 하늘거리는 새로운 스타일링도 선보였다. 쥬얼리 느낌 장식도 눈에 띄었는데, 꽃 모양 버튼장식이나 도마뱀 브로치는 ‘사랑스럽고 달콤한 의상’을 한층 고급스럽게 업그레이드 시켰다. 피날레에서 선보인 이브닝 드레스는 로맨티시즘의 정수를 보여줬는데, 피트되는 실루엣에 망사로 처리된 소매와 어깨, 왕관모양의 단추, 퍼 장식의 가슴 부분이 조화를 이루며 완벽한 ‘이브닝 드레스’를 만들어 냈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이 항상 ‘특정 디자이너의 시그너처’가 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어떤 ‘성향’이 변화없이 반복적으로 보여졌을 땐, ‘진보 하지 않는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번 시즌 컬렉션에서 입증되었듯 디자이너 지춘희는 ‘여성스러움’을 기본으로 하는 그녀만의 시그너처를 가지고 있었다. 변함없는 컵셉 안에서 ‘변화’와 ‘진보’를 거듭하는 디테일이 그녀의 옷을 특징적이고 진부하지 않도록 만들었다. 마크 제이콥스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패션은 사회를 반영하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패션은 산업이자 판타지 입니다”라고 말했다. 입을 수 있는 옷, 사고 싶은 옷 그리고 패션에 대한 환상을 갖춘 옷. 디자이너 지춘희의 이번 컬렉션을 보며 에디터의 머리 속에는 마크 제이콥스의 말이 계속 맴돌았다. WebEditor ㅣ 이희정 (www.vogu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