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S/S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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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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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S/S Seoul 서울 패션위크 General Id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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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S/S Seoul최범석 (General Idea)

    미스 로데오 아메리카(Miss Rodeo America). 오래된 서부영화 필름의 장면들을 보여주는 듯한 몇 장의 엽서와 함께 동봉된 초대장에는 그렇게 써있었다. 엽서가 보여주는 풍경과 봉투에서 찾아낸 ‘로데오’라는 단어에서 쇼의 테마가 웨스턴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 건 ‘미스’라는 단어였다. 영락없는 수컷을 대변하는 ‘로데오’와 여성의 성 앞에 붙이는 경칭 ‘미스’의 조합. “긴 머리 모델들은 웨이브를 줘서 스페니쉬한 느낌을 살렸고, 머리가 짧은 모델들은 앞머리에 포인트를 줘서 한쪽으로 치우치게 했어요. 메이크업은 눈썹을 강조했죠. 건장하고 마초적인 느낌의 남자들이죠.” 헤어와 메이크업을 담당한 임철우 스타일리스트가 귀띔한다. ‘미스’라기에 내심 에디 슬리먼 쇼에 나올법한 미소년을 기대했지만, 이 남자들은 ‘계집애’ 같진 않았다. 의상들도 대체로 간결했다. 해골 티셔츠 프린트, 부츠, 체인 이미지에서 이 쇼의 테마인 ‘웨스턴의 이미지’를 간혹 읽을 수 있을 따름이었다. 대체 어디가 그렇게 여성스럽다는 거지? “소재가 많이 얇아졌어요. 나일론, 면, 울 등이 사용됐는데, 남성복 원단에 잘 쓰이지 않은 얇은 원단을 사용했죠.” 디자이너 최범석이 답을 줬다. 얇아진 소재는 부드러운 옷을 만들어냈고, 전체적인 실루엣은 가벼워서 흐르는 듯했다. 결과적으로 가벼워진 원단이 핀턱 장식이나 리본, 엠브로이드와 같은 디테일 없이도 의상에 페미닌한 터치를 줬다. 이번 컬렉션에서 티셔츠, 셔츠, 카디건 등 면 아이템들이 많이 눈에 띄었는데, 이들 모두 원단이 얇아 모델들의 몸에 자연스럽게 피트 되었고 남자 몸의 굴곡을 은근히 드러내고 있었다. 이것은 저지 티셔츠에 여성의 속살이 살짝 비칠 때 느껴지는 그 어떤 ‘야릇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티셔츠 전면에 있는 펀칭 장식이나 데님에서 찾아볼 수 있는 불규칙적인 데미지 역시 살이 보이도록 하는 장치였는데, 이 역시 이런 ‘야릇함’에 부합했다. 전체 스타일링의 특징은 ‘루즈한 것과 타이트 한 것’의 조합이었는데, 루즈한 상의와 슬림 핏 팬츠 그리고 편안한 상의와 배기 팬츠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통이 넓고 밑위가 긴 배기 팬츠가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객석에서 환호가 터진 것으로 짐작하건대, 이 아이템은 ‘슬림 핏 팬츠’에 싫증을 느낀 남성들에게 ‘베스트 옵션’이 되지 않을까 싶다. 쇼를 관람하기 전, 디자이너 최범석의 2005 S/S 컬렉션(부제: Gypsy in my mind)을 떠올리며 요란한 장식을 예상했다. ‘자유분방한’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디자이너의 ‘웨스턴’은 ‘히피스러움’과 닮았으리라 짐작했다. 그러나 웨스턴 장식의 남발은 없었다 (오히려 초반엔 왜 테마를 ‘로데오’로 한 것인지 의아했을 정도니까!). 그의 화법은 간결했다. 적은 단어로 그는 남성다움과 페미닌한 터치, 그리고 트렌드를 모두 말한다. 스마트하다. 그 화법이 유쾌해, 웃음이 나다가 잠깐 또 생각을 하게 해다가 결국엔 다시 ‘캭!’ 라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웃게 만들었다. <Vogue.com> 웹 에디터 ㅣ 이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