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S/S Seoul

Designer
close
미스지컬렉션
전체 컬렉션 보기
    2007 S/S Seoul 서울 패션위크 Miss Gee Collection
    100

    2007 S/S Seoul미스지컬렉션 (Miss Gee Collection)

    또 다시, 대치동 SETEC이 ‘전쟁터’가 되었다. 포토그래퍼들은 영역 전쟁을, 관객들은 순서 전쟁일, 지각을 미덕으로 아는 연예인들은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한 주목 전쟁을 벌이고 이었다. 혈투의 원인은 하나, 지춘희라는 당대의 걸출한 디자이너의 쇼 때문.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지춘희에게 어떤 점을 주목해야하느냐고 묻자 그녀는 “별거 없어요. 예전가 비슷할 거예요”라고 무심하게 답했다. 곧 이어진 레디, 액션. 발랄한 디스코 리듬의 80년대 팝 넘버에 맞춰 장윤주가 스타트를 끊었다. 검정 튤립 미니스커트와 허리를 잘록하게 조인 화이트 재킷을 입은 장윤주는 막 상경한 소녀처럼 뺨과 입술을 붉게 물들인 채 섹시하기 그지없는 워킹을 선보였다. 튜닉형 원피스와 하이 웨이스트의 엠파이어 실루엣 볼륨 코트, 쇼트에서 미디 길이를 넘나드는 트렌치코트가 뒤를 이었다. 1940년대의 뉴룩부터 1980년대의 롱&빅 룩이 지춘희의 손을 거쳐 자유롭게 재해석되었다. 상체는 벨트를 넣어 힘껏 조인 반면 파니에를 넣어 최대한 동그랗게 부풀린 원피스는 딱딱한 테를 넣은 크리놀린 스커트를 입은 듯 조형적으로 흔들렸고, 풍성한 갈색 재킷과 화이트 호블 스커트의 매치는 폴 푸아레의 현대적 변형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관객들은 현란한 무대장치나 퍼포먼스는 없었지만 장윤주나 송경아와 같은 메가 모델이 등장했다는 사실만으로 (그녀들은 비슷한 시기에 열린 또 다른 패션쇼의 준비를 위해 서울 컬렉션 무대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지춘희의 신작을 두 눈으로 직접 목도했다는 사실만으로 ‘쇼적 이미지’를 최대한 즐기고 있었다. 그제야 나는 백스테이지에서 지춘희가 수수께끼처럼 던졌던 ‘예전과 비슷할 것’이라는 말의 진의를 깨달았다. 척박한 한국 땅에서 오랜 세월을 버텨온 그녀가, 쇼의 퀼리티를 조금도 떨어뜨리지 않고 ‘예전과 같이’ 지속할 수 이쓴 그 저력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한국의 이 패션 거장에게 어려운 것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