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F/W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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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맥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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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F/W Paris 레디 투 웨어 Alexander Mc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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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F/W Paris알렉산더 맥퀸 (Alexander McQueen)

    패션 아젠다가 완전히 새로 쓰이고 있는 이번 시즌, 전문적 식견을 가지고 있는 관중들이 파리에 오는 이유는 21세기의 현대적 스타일을 연구하는 훌륭한 디자이너들을 보고 이들의 스타일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서다. 비가 내리고 교통 체증이 심한 금요일 밤이라 할지라도, 그들은 이러한 기대를 가지고 알렉산더 맥퀸의 쇼를 보기 위해 파리 순환도로 끝에 위치한 황량한 스포츠 경기장에 올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관중들은 90년대 스타디움 크기의 연극식으로 연출된 패션쇼가 이제는 과거의 것이 되었다는, 혹은 과거의 것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해 준 것 외에는 별다른 것이 없었던 쇼를 보고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객관적으로 말해, 맥퀸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열정을 컬렉션에 담아내었는데, 이 컬렉션은 자신의 놀라운 가족사가 바탕이 된 것이었다. 계보를 조사하는 그의 어머니는 자신이 1692년 세일럼의 마녀 재판에서 숨진 희생자와 같은 혈통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력, 이교도정신, 종교 박해와 같은 테마는 맥퀸이 가진 창조력의 어둡고 분노하는 면을 보여주었지만, 컨셉트가 너무 강한 나머지 결국 의상들을 가려버리는, 좋지 않은 결과로 끝나고 말았다. 먼저, 검정색 원 안에 빨간 별표가 있었고, 그 위에는 피라미드를 거꾸로 놓은 형상이 올려져 있었다. 패션쇼가 시작했을 때, 벌거벗은 여성들, 메뚜기 떼, 해골로 부패해 가는 얼굴들, 피와 불이 나오는 무시무시한 영상이 모델들의 머리 위에서 상영되기 시작했다. 이론적으로는, 맥퀸의 매서운 공연이 관중의 눈살을 다소 찌푸리게 만든다 할지라도 이에 반발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는 맥퀸의 정체성의 일부로 널리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중들이 반발한 점은 이번 쇼가 혼란스러움 속에서 포인트를 잃었다는 것이었다. 또한 모델과 관중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의상들을 제대로 관찰하기가 힘들었다. 제대로 보기가 힘들었지만 물론 의상들이 선보여지긴 했다. 패션쇼의 오프닝을 보면 맥퀸이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번 시즌 그는 기존의 코르셋 실루엣에서 벗어나 콩 껍질을 연상시키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검정 가죽 레깅스 위로는 볼륨감을 느낄 수 있었고, 등이 곡선 처리된 스타일은 현재 파리에서 시도되고 있는 다른 실험들과 일맥 상통했다. 맥퀸은 종교를 연구함으로써 고대 이집트와 신세계로 이주한 초기 영국인들 사이에 관련 점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이번 패션쇼에는 네페르티티의 헤어스타일과, 석관의 청금석과 금을 모방하기 위해 제작된 꾸튀르 디테일 의상들이 선을 보였다. 푸른색으로 염색된 모피는 포개진 깃털처럼 명암이 져 있었고, 가슴 부분에 뱀 문양을 넣은 금빛 칼럼과 녹색 저지 가운은 영화 ‘클레오파트라’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입으면 어울릴 듯싶었다. 하지만 그 후 맥퀸의 쇼는 거칠고 난해한 길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카디건 드레스, 짧은 파카, 양모 스커트(인기가 좋은 주요 아이템)와 같이 조용한 작품들은 스크린에 나오는 끔찍한 광경에 묻혀버렸다. 쇼 마지막에는 그의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는 가운 몇 벌이 선보여졌는데, 구슬로 장식된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쏟아지는 에메랄드 빛 벨벳 가운, 움직일 때마다 어깨라인부터 물결치던 은색 구슬 장식이 된 시크한 검정 가운 등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작품들마저도 공간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장장 네 시간 동안의 쇼로 인해(오고 가는데 소요된 시간과 어둠 속에서 기다린 시간을 포함하여)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관중들의 마음을 달래지도 못했다. 능력이 많은 맥퀸이 이러한 구식의 프레젠테이션을 고수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 wkorea.com을 통해 해당 디자이너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동영상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