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F/W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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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디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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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F/W Paris 오뜨 꾸띄르 Christian 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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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F/W Paris크리스찬 디올 (Christian Dior)

    린다 에반젤리스타, 나오미 캠벨, 앰버 발레타, 샬롬 할로우, 그리고 지젤 번천에 이르는 수퍼 모델들의 재회와 베르사유 오렌지 정원의 멋진 야경까지. 디올의 60주년 컬렉션은 이런 대단한 광경을 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애수를 띄고 있었다. 존 갈리아노는 화가, 패션 일러스트레이터, 사진 작가로부터 영감을 얻은 듯한 이번 패션쇼에서 그에게 익숙한 활기차고 떠들썩한 분위기가 아닌 낭만적이고 고상한 느낌의 쇼를 연출했다. 사실 컬렉션의 기저에 흘렀던 색다른 분위기는 일생을 패션에 바치고 요절한 두 사람에 대한 존경과 경의를 담은 것이었다. 그 두 사람은 바로 크리스찬 디올, 그리고 갈리아노의 수석 디자이너로서 이번 컬렉션을 준비하던 중 4월에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한 스티븐 로빈슨이다. 디올의 업적을 기념하는 컬렉션은 디올의 뉴 룩을 다시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뉴 룩은1947년 제작된 허리가 잘록한 풀 스커트 실루엣의 의상으로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여성들의 옷 입는 방식을 혁명적으로 바꾼 의상이다. 존 갈리아노는 컬렉션을 통해 디올의 상상력을 구성한 예술적 감각과 잡지를 통해 대중들에게 그의 작품을 알린 이들을 조명하였다. 쇼는 블랙 ‘바(bar)’ 수트의 지젤 번천과 아이보리 서클 스커트 드레스의 라켈 짐머만의 리드로 시작되었다. 어빙 펜(미국의 패션 사진 작가)의 사진으로 꾸민 흑백 드라마와 에릭(프랑스 누벨바그 대표 감독), 그뤼오(프랑스의 영화인), 부슈(독일의 시인이자 풍자 화가), 베라드(프랑스의 화가), 콕토(프랑스의 극작가) 등이 펜과 잉크로 단숨에 그린 드로잉으로 시선을 붙잡았다. 컬러는 점진적으로 등장했다. 화이트 뷔스티에 드레스의 중앙에 달린 입체적인 장미 장식의 엷은 핑크빛 컬러로 시작하여 인상파, 네덜란드 거장들, 라파엘전파 그리고 스페인 학파 거장들의 여성 초상화에 사용된 화려한 색채들로 이어졌다. 컬러 효과는 굉장했다. 풍성한 주름의 새틴 스커트와 함께 매치한 폭 좁은 재킷은 엷은 핑크부터 연보라, 아이스 블루, 자줏빛, 오렌지, 에메랄드로 이어지는 다양한 색채로 황홀한 느낌을 주었다. 디올의 이번 컬렉션에는 디올의 예술성을 훌륭하게 표현한 아름다운 모델들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10년 간 디올 컬렉션을 이끈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의 개성이 묻어나는 뚜렷한 세부 주제가 컬렉션 전체를 관통하고 있었다. 특히 플라멩코 음악과 고야, 수르바란의 그림에서 따온 실루엣은 갈리아노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확실한 단서였다. 플라멩코 음악과 고야, 수르 바란의 그림은 스페인 계통의 것이다. 갈리아노의 어머니가 스페인 사람이라는 것, 갈리아노가 스페인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들은 그가 이번 컬렉션을 통해 스페인계 뿌리로 다시 돌아감으로써 기술적인 영감과 용기를 얻으려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쇼의 마지막에 갈리아노는 투우장을 어슬렁거리는 투우사 복장으로 등장했다. 그러한 갈리아노의 태도는 평상시처럼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관객들에게 스페인의 감정을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