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F/W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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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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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 F/W Paris 오뜨 꾸띄르 Valentino
    100

    2007 F/W Paris발렌티노 (Valentino)

    발렌티노가 은퇴한다는 소문은 발렌티노 45주년 기념 행사의 규모 더 설득력을 얻는 듯 보였다(소문이 사실이었다면 아마도 근사한 송별회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발렌티노는 지난 45년간 보여주었던 탁월한 능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하면서 그가 은퇴한다는 소문을 잠재웠다. 발렌티노는 손쉽게 완성한 듯한 ‘사치, 평온과 쾌락’의 컬렉션으로 발렌티노가 없는 세상은 생각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물론 이별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요소들도 있었다. 바티칸 가까이에 위치한 패션쇼장의 벽면은 과거의 영광스러운 기억을 담은 사진 액자들로 가득했다. 관중 가운데 몇몇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그의 동료인 칼 라거펠트, 조르지오 아르마니, 도나텔라 베르사체, 톰 포드, 다이앤 본 퍼스텐버그 등이 패션쇼장의 맨 앞줄을 채웠다. 하지만 올 가을 쿠튀르 쇼에서 발렌티노는 명예로운 순간을 되돌아보는 대신 자신의 전문 분야인 레드 카펫용 의상 디자인에 강건함과 호화로움 그리고 반짝임을 더하는 쪽을 택했다. 발렌티노는 피쉬테일 가운(폭이 좁고 끝이 바닥까지 길게 드리워지는 이브닝 드레스) 몇 벌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볼륨감을 줄이려 했고, 마찬가지로 컬러 선정에 있어서도 절제의 미를 보여주었다. 주로 검정, 갈색, 아이보리, 자두색, 주황색 컬러를 사용했으며 그가 자주 사용하는 붉은색과 핑크색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드레이프 톱과 스커트에는 라메(금과 은의 금속 실을 짜 넣은 직물)를 사용해 윤기를 더했다. 더욱이 전통적인 쿠튀르 쇼에서 드러나는 발렌티노의 탁월함은 그가 자수나 모피부터 깃털 장식까지 화려한 요소들을 사용하면서도 절제를 보여주었다는데 있다. 어떤 수트는 루렉스(플라스틱에 알루미늄 피복을 한 섬유) 장식으로 반짝였고, 또 다른 수트는 두꺼운 모직 소재의 술 장식에 쪼개진 체크 무늬가 둘러져 있었다. 한편, 끝에 주름 장식이 달린 라메 스커트의 몸통 부분은 형형색색의 보석이 박혀 있었다. 발렌티노의 작품들은 겹겹의 매력으로 관중들을 매혹시켰다. 예를 들어 스커트 가장자리나 케이프의 어깨 부분을 겹겹이 장식한 오간자는 모델이 움직일 때마다 여러 겹의 티슈처럼 하늘거렸다. 발렌티노의 기념 행사가 함께 열리는 발렌티노의 전시회에서는 그의 45년 디자인 역사를 돌아보는 화려한 이브닝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하지만 이번 컬렉션의 이브닝 룩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역시 발렌티노의 절제미일 것이다. 그 예로 크리스털 장식으로 반짝이는 긴 검정 튈 드레스와 핑크 러플 장식이 고요히 물결치는 가운을 들 수 있다. 이번 행사의 중요성을 생각해볼 때, 피날레에서는 발렌티노 특유의 붉은 드레스가 선보일 법도 했다. 하지만 발렌티노는 아이시 핑크 컬러의 새틴 드레스를 선보임으로써 그에게 여전히 신선함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있음을 멋지게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