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S/S New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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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제이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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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S/S NewYork 레디 투 웨어 Marc Jaco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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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S/S NewYork마크 제이콥스 (Marc Jacobs)

    패션쇼 공식 시작 시간으로부터 정확히 두 시간이 지난 오후 11시, 마크 제이콥스는 스테판 베크만(잡지, 광고 등의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세트 디자이너)이 설계한 세트에 나와 인사를 함으로써 관중들을 놀라게 했다. 라벨의 ‘볼레로’가 배경 음악으로 흘러나왔고 모델들이 모두 함께 피날레 대열로 런웨이로 나왔다. 이후 첫 번째 모델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모델이 등장했다. 이번 패션쇼는 쉰 여섯 번째 룩에서 첫 번째 룩으로 즉, 거꾸로 진행되는 쇼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 모델은 ‘실리 스트링 기퓌르(바탕이 되는 망눈이 없이 직접 여러 모양을 연결하는 레이스의 일종)가운’을 입었는데 새틴 소재의 속옷이 밖으로 보였다. 또 그녀가 신고 있는 펌프스의 힐은 90도 기울어져 있었다. 배경으로는 브라와 팬티만 걸친 어떤 모델의 이미지가 두 개의 대형 스크린에 동일하게 나타났다. 제이콥스는 패션쇼와 동시에 필름을 상영하기 위해 비디오 아티스트 찰스 아틀라스와 함께 작업했다. 이들은 일요일 저녁에 촬영을 했고 아틀라스는 필름을 완성하려고 편집실에서 밤을 새웠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이 필름만큼 독특하고 인상적이었는데 이는 기이하고 초현실적인 느낌까지 자아냈다. 실물 같은 속옷 그림이 조젯(촘촘하게 꼰 명주실로 짠 얇은 천) 소재의 슬립 드레스를 장식했고, 펌프스의 힐은 본래 힐이 있는 자리가 아니라 발 볼 부분으로부터 튀어나와 있었으며, 3차원적으로 가죽을 누빈 백은 사각형의 토트 백 위에 덧붙여져 있었다. 투명함 또한 이번 컬렉션의 핵심 테마였다. 캐시미어 스웨터의 허리 부분에는 얇은 헝겊을 꿰매어 넣었고 예전 작품을 개조하여 만든 블랙 컬러의 유리알로 장식한 이브닝 드레스들은 살색의 안감을 달았다. 실속 없이 특이한 것만 추구한 것 같다고? 물론 그렇다. 하지만 멋지지 않은가? 정상적이고 평범한 스타일을 원한다면 다른 패션쇼에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번 제이콥스의 컬렉션은 수트마저도 힙 부분에 세로 트임을 주었다. 이것이야말로 제이콥스의 스타일이라기엔 조금 어색해 보이면서도 도발적인 효과를 낸다.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제이콥스는 다양한 옷차림을 한 모델들을 통해 옷을 입거나 벗는 과정의 개념적인 측면을 말하고자 하는 듯 했지만, 백 스테이지에서는 언제나 그렇듯 모호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이번 컬렉션은 보수적이거나 요부 같은 타입 등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여성을 만화처럼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팀의 숫자가 새겨진 두 벌의 저지 소재 티셔츠 드레스가 런웨이에 등장한 것으로 보아 제이콥스의 측근에 로커 및 아티스트들과 함께 축구선수의 아내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제이콥스가 지난 시즌의 금욕적인 부르주아에서부터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멋진 퍼포먼스는 성(性)에 대한 것이었고, 이 때문에 우리는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