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S/S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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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S/S Seoul 서울 패션위크 B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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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S/S Seoul본 (BON)

    “남녀노소 입을 수 있는 옷에 대한 마지막 시리즈에요. 지난 시즌 나이에 상관없이 입는 옷을 만들었다면, 이번 시즌은 ‘남녀’에 대한 얘기죠.”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디자이너 한상혁이 주제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화두를 은유하는 단어는 ‘Choose & Chosen’. 컬렉션 전 좌석에는 입체 색안경이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이 안경의 왼쪽에는 빨간색 렌즈가, 오른쪽에는 파란색 렌즈가 끼워져있었다. 조명이 어두워지고 쇼가 시작하면서 스크린에는 “C-GLASS를 착용하십시오” 라는 안내 문구가 나타났다. 입체 안경을 쓰고 보기 시작한 것은 몇 개의 사진. 사진은 3가지 방법으로 볼 수 있었는데, 오른쪽 눈을 감았을 때와 왼쪽 눈을 감았을 때 보이는 사물은 각각 달랐고 양쪽 눈을 모두 떴을 때 역시 또 다른 이미지가 떠올랐다. 가령, 왼쪽 눈을 감고 파란색 렌즈로 이미지를 보면 남자 아이가, 오른쪽 눈 감고 빨간색 렌즈로 사물을 보면 여자 아이가 서있었다. 양쪽 눈을 모두 떴을 땐 이 둘이 함께 있었다. 이런 일련의 이미지들이 지나가자, 이번엔 짧은 영상이 상영되었다. 화면이 2개로 분할된 영상에는 취향이 비슷한 남녀의 일상이 보여졌다. 이 두 주인공이 지난 시즌 본이 선보였던, ‘Bon Future Lab.’사의 캡슐 알약을 먹는 장면이 나올 땐 관객들의 웃음소리도 들렸다. 2개로 분할된 화면이던 영상이 1개가 되고, 남녀 주인공이 드디어 길가에서 마주치자, 영상이 끝나고 쇼가 시작되었다. 마치 이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듯이... 런웨이에는 남자 모델과 여자 모델이 나란히 걸어 나왔는데, 이 둘은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이들은 몇 시즌 동안 본이 보여주었던 T자 실루엣의 수트에 나비 넥타이를 매고 있었는데, 그것을 보는 순간 ‘본의 옷이 여자에게도 저렇게 잘 어울렸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에게는 완장도 채워져 있었는데, 이것은 이 쇼의 중요한 키 아이템이었다. “사실 취향만 맞는다면, 남자 옷이든 여자 옷이든 상관없을 것 같았어요. 그 취향을 나타내는 것이 바로 완장이죠. 공통된 어떤 것.” 언뜻 보면 남녀 모델이 입고 있는 팬츠의 핏이 약간 다른 듯 보였는데, 이에 대해 디자이너는 이렇게 답했다. “이번 컬렉션을 위해서 사이즈에 베리에이션을 줬어요. 여자 모델이 입는 것도 사이즈만 작아졌을 뿐 디자인을 새로 한 것은 아닙니다.” 남자 모델과 여자 모델의 옷이 다른 경우도 있었는데, 가령, 남자 모델은 오버롤을 여자 모델은 트렌치 코트를 원피스처럼 입고 있었다. 본이 남성복 브랜드라고 생각했을 때, 이 두 모델이 입은 아이템은 사실상 모두 남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겠지만 디자이너의 말대로 성별 따윈 상관없을 것 같았다(게다가 다음시즌엔 여자들에게 맞는 사이즈도 본 매장에서 살 수 있다고 한다!). 의상들은 주로 본이 몇 시즌째 보여주는 통이 좁은 바지와 수트 등이었는데,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저지 소재의 아이템들이 눈이 띄었다는 것. 프린트 티셔츠, 배기팬츠와 블루머즈 등이 좋은 예인데, 이를 보면서 본이 컨셉트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점점 진화하고 있음을 느꼈다. 피날레에서 모델들은 입체 사진들이 프린트된 티셔츠(쇼 시작 전 스크린으로 봤던 사진으로 만든!)를 입고 나왔는데, 왼쪽에는 포켓이 있어 입체 색안경이 마치 행커치프처럼 꼽혀 있었다. 본의 쇼장을 나오면서, ‘스타워즈’나 ‘스파이더 맨’ 같은 영화들이 떠올랐다. 본편보다 점점 재미있어지고, 언제나 결말이 열려있어 후속작을 기대하게 하는 시리즈물 말이다. 부디 본이 지금의 에너지를 점점 증폭시켜, 본편을 뛰어넘는 쇼를 계속 하길 바랄 뿐이다. <Vogue.com> 온라인 에디터 ㅣ 이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