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S/S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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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맥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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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S/S Paris 레디 투 웨어 Alexander Mc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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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S/S Paris알렉산더 맥퀸 (Alexander McQueen)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알렉산더 맥퀸의 봄 컬렉션은 고인이 된 이사벨라 블로우(영국 패션지 에디터이자 스타일 아이콘)를 추모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것이다. 블로우는 맥퀸을 처음 발견하고 학생인 그를 꾸뛰르 디자이너로 키워주었으며, 그의 가장 극단적인 스타일의 옷까지도(그리고 필립 트레이시의 모자까지) 충성스럽게 입어주던 사람이다. 두 번째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 모든 경건한 감정에도 불구하고 맥퀸 또한 다른 디자이너들과 마찬가지로 엄격한 패션의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지난 시즌을 쉬고 난 이후 선보이는 이번 컬렉션은 그의 디자인이 훌륭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평가 받는 잣대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컬렉션은 성공적이었다. 맥퀸은 교묘한 속임수를 사용하지 않고 명료하게 모습을 드러냈고, 모든 디테일을 살펴볼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앉은 관중들에게 그만의 화려한 커팅 및 드레이핑 능력을 과시했다. 맥퀸은 그가 배운 모든 지식을 동원하여 더욱 강력해진 컬렉션을 선보였다. 영국 전통 체크 재킷에 사용된 새빌 거리(런던의 고급 양복점들이 있는 거리)식 테일러링, 엄격하고 강한 느낌으로 어깨를 부각시킨 수트, 그리고 꾸뛰르의 경험이 녹아 있는 부채꼴 주름의 시폰까지! 여기에, 여신 같은 드레이핑, 감동적인 핸드메이드 의상들이 더해졌다. 특히 블로우를 상징하는 ‘새’라는 테마는 맥퀸이 그 동안 이뤄온 것들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엉덩이를 부각시키는 재킷의 실루엣과 엷은 빛의 트위스트 조젯(꼬임이 있는 얇은 견직물) 드레스는 그의 ‘배리 린든(아일랜드의 시골청년이 주인공인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제목)’ 쇼를 떠올리게 했다. ‘천국의 새’ 프린트는 그의 ‘난파(難破)’ 쇼에서부터 나온 것이다. 한편 어깨를 강조한 옴브르(분무기로 물감을 뿜어 염색한) 프린트의 기모노는 그의 일본 지방시 꾸뛰르 컬렉션을 본 딴 것이었다. 사다리꼴의 형태는 그가 ‘노상 강도(highwayman)’ 쇼에서 선보인 삼각 모자를 약간 변형한 것이었으며, 레이스 스타킹은 ‘그들은 말을 쏘았다(They Shoot Horses…)’라는 쇼에서 따온 것이었다. 이러한 예는 이 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중요하지 않다. 맥퀸은 이전에도 자신의 과거 컬렉션을 다시 참고하는 방식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그러한 느낌을 피하고자 했다. 껍질처럼 딱딱한 느낌의 몇몇 스타일은 여전히 성공적이지 못했지만, 무지개 빛 새의 날개가 그려진 주름 장식과 아르누보(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쳐 유행한 장식 양식) 패턴의 블라우스 및 로맨틱한 요정 같은 시폰 소재 의상들은 맥퀸을 다시 한번 트렌드의 중심에 세웠다(물론 겨울 의 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듯 허리를 꽉 조인 벨트가 없었더라면 더욱 좋았겠지만). 결국 맥퀸은 자기 자신에게서 최상의 것을 끌어냄으로써 그의 스승에게 영광을 바친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