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S/S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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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디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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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S/S Paris 레디 투 웨어 Christian 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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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S/S Paris크리스찬 디올 (Christian Dior)

    크리스찬 디올의 60주년 기념 행사는 폭넓고 다채롭게 꾸며졌다. 7월 베르사이유에서의 꾸뛰르 컬렉션, 8월 뉴욕에서의 리조트 컬렉션, 9월 파리에서의 성대한 만찬…. 이제 디올이 가야 할 유일하게 곳은 바로 ‘현실세계’라고 할 수 있겠다. 세계적인 브랜드인 디올은 다른 어떤 브랜드(LVMH그룹에서 자매 브랜드인 루이비통을 제외하고)보다도 홍보를 잘 한다. 따라서 이렇게 강력한 이미지 메이킹을 한 후에 현실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는 분명 기성복 컬렉션이다. 스팅의 ‘잉글리쉬맨 인 뉴욕’이라는 곡이 흐르는 가운데(스팅도 관중석에 있었다), 존 갈리아노가 10년간 디올에서 일하면서 모아 온 가볍고 부드러운 패턴들이 다시금 등장했다. 20년대에서 40년대까지의 스타일을 가장한 채, 갈리아노는 가는 줄무늬의 스리피스 수트와 마를렌 디트리히(독일 출생의 30년대 할리우드 여배우)식 화이트 타이와 연미복으로 구성된 팬츠 수트를 선보였다. 또 그의 ‘마담 버터플라이 컬렉션’에서 선보인 파고다 숄더(어깨 끝이 위로 올라간 모양의) 실루엣을 다시금 재현했다. 그리고 재즈 시대의 느낌이 나는 시폰과 30년대식 샤르무즈(웨딩드레스용으로 많이 쓰이는 자수 무늬가 들어간 옷감)에는 특유의 사선 재단을 사용했다. 과연 갈리아노는 상업적인 임무를 다할 때 가장 행복할까? 과거에는 상업적인 요소들이 그를 괴롭혔으나, 이번 컬렉션에서 그는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애쓰지도 않았으며 현실적인 의상들을 만들기 위해 ‘수동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컬렉션을 보여주지도 않았다. 아름다우면서 누구나 좋아할만한 의상들도 있었다. 그는 엷은 암녹색 시폰 드레스, 물결무늬의 스커트와 매치한 실버 자수가 새겨진 핑크색 이브닝 재킷, 그리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모던한 느낌의 파자마 드레스를 선보였던 것이다. 핸드백도 있었다. 한편, 이번 쇼는 크리스찬 디올이 정복한 많은 시장 속에서 현재 이 브랜드가 현실적으로 상징하는 바를 명징하게 보여주었다. 올해 초의 다소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화려했던 스타일에서 균형점을 찾은 것이다. 한편, 이번 컬렉션에서 갈리아노는 최고의 재능과 유머를 발산하지는 못했다. ‘나는 이방인이라네’라고 읊조리는 스팅의 노래 후렴구에서는(갈리아노는 청각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훌륭한 능력을 가졌다) 약간 따분함이 느껴졌다. 그 이유는 모자, 턱시도 재킷, 큼직한 화이트 언더 팬츠, 서스펜더 삭스(멜빵 달린 양말) 차림으로 시가를 피우며 갈리아노가 피날레 무대에 올랐을 때, 이 노래는 거의 끝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