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F/W Paris

Designer
close
생 로랑
전체 컬렉션 보기
    2008 F/W Paris 레디 투 웨어 Saint Laurent
    100

    2008 F/W Paris생 로랑 (Saint Laurent)

    이번 컬렉션은 마치 미래적인 여성 로봇 군단이 똑같은 블랙 보울 가발을 쓰고 블랙 립스틱을 바른 채, 랩어라운드 선글라스로 눈을 가리고 행진하는 듯 보였다. 이들이 입고 나온 의상들 역시 트위드, 펠트, 플록 패브릭을 정밀하게 잘라 기하학적인 각도로 낯선 볼륨감을 표현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현재 패션계의 큰 화두인 재단과 엄격함에 크게 일조한 컬렉션이었다. 이번 컬렉션에서 80년대 풍 또는 이탈리아 미래주의적 요소인 바나나 모양의 하이 웨이스트 팬츠나 곡선의 볼륨감이 살아 있는 스커트를 찾아볼 수 있었지만 그건 스테파노 필라티의 의도는 아니었다. “단지 커트에 신경을 썼고 의상 자체에 대해서만 생각했습니다.”라고 그가 말했으니까. “이제 브랜드를 광고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단지 그 브랜드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할 때 뿌듯하기를 바랄 뿐이죠.”라고 그가 덧붙였다. ‘단순화’한 듯한 이번 컬렉션은 분명 필라티의 신념을 담고 있었다. 하늘하늘하고 맵시 있는 옷자락이 달린 재킷, 그리고 기하학적 스커트가 돋보이는 스몰 웨이스트 드레스처럼 아름다운 작품들도 볼 수 있었다. 갑각류의 껍데기처럼 뻣뻣한 의상들, 그리고 몸의 곡선을 살리기보다는 몸에 꼭 끼는 듯 보이는 작품들로 미루어 보아 필라티는 패션을 ‘몸’으로부터 밀어내어 새로운 것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대표 디자이너인 니콜라스 게스키에르와 같은 선상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낭만주의와 전통적 여성미를 거의 완전히 거부한 필라티가 그런 요소를 보였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패션에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디자이너가 있어야 하고, 이번 컬렉션의 내용과 영향은 앞으로 오랫동안 논의되고 분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