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S/S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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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로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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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S/S Paris 맨즈 컬렉션 Saint Lau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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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 S/S Paris생 로랑 (Saint Laurent)

    이번 시즌 입생로랑의 시금석이 된 곳은 모로코였고 부싯돌이나 다름없는 이 시금석에 불을 점화한 것은 바로 스테파노 필라티였다. 쇼의 곳곳에서 YSL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그가 이번 남성복 컬렉션 준비기간 동안 모로코로부터 적지 않은 영감을 받았음이 잘 드러났다. 그가 모델로 삼은 사람은 일평생 탕헤르(모로코의 항구 도시)에서 예술적?문화적 유배생활을 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폴 보울스(Paul Bowles)였다. 이는 필라티의 쇼에서 틀에 박힌 서구식 의상과 독특한 지역 문화 간의 화합으로 변주되었다. 특히, 모로코식 레오파드 프린트 슬리퍼에 입은 턱시도라든지 검은 패스멘트리(passementerie)가 트리밍된 버터스카치 이브닝 재킷 등은 매우 도발적이었다. 이보다는 좀 더 캐주얼했던 아이템들-드로스트링(drawstring)팬츠와 매치된 검은 밀리터리 셔츠라던가 화이트 쇼츠와 함께 입은 네이비 터틀넥 등-은 세계 어디서나 편안한 스타일만을 고집하는 미국인만의 미학을 잘 보여주었다. 가라앉은 어스(earth) 톤과 스카이 톤을 제외하고, 필라티는 자신의 모로코 패션에 어떠한 에스닉한 컬러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노골적인 엑조틱함을 표현하는 대신, 북아프리카를 떠도는 도시 방랑자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싶어했다. 고도로 깔끔하게 재단된 스포츠 재킷과 양복조끼, 바닥을 쓸 것처럼 긴 밑단이 접힌 바지, 그리고 암회색 트렌치코트와 초콜릿색 코듀로이의 컴비네이션 등이 여기에 이용되었다. 하지만 한가지 이해할 수 없는 건, 필라티가 울부짖는 말을 모티브 삼아 만들었다는 벨티드 울 카디건을 “실루엣에 있어 상당히 구조주의적인” 옷이라 표현한 것이다.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카디건에 ‘구조주의’씩이나 갖다 붙이다니, 현학적 허세라도 부리고 싶었던 걸까? 글 ㅣ 팀 블랭크 프리랜서 ㅣ 임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