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S/S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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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갈리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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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S/S Paris 맨즈 컬렉션 John Gall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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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S/S Paris존 갈리아노 (John Galliano)

    영화와 마찬가지로 모든 패션쇼는 합동 작업이다. 특히 존 갈리아노의 프로덕션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이번 쇼의 보디페인트만 보더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쳤을지 짐작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제시된 테마는 보다 이해하기 쉬운(갈리아노의 말에 의하면) ‘베니스 해변의 거리 용사’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현대 군국주의의 모든 면이 어지럽게 표현되었다. 물론, 네온으로 모호크 헤어(중앙에 한 줄로 짧은 머리를 남기고 나머지는 삭발)를 강조한 사이버펑크 연재물 속의 거리 용사들이 있기는 했다. 그리고 문신과 피어싱으로 가득한 마네킹의 모습에 베니스 해변의 분위기가 반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나머지는 모두 전쟁에 관한 것이었다. 갈리아노의 이름이 매쉬(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어느 미국 야전병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코미디) 스타일로 패션쇼장(그것도 교회였다!) 바닥에 스프레이로 뿌려져 있었다. 한편 쇼가 시작되고 진흙을 뒤집어 쓴 병사들이 실크로 된 전투용 바지만을 입고 캣워크를 걷는 동안, 헬리콥터의 윙윙거리는 소리는 지옥의 묵시록을 떠올리게 했다. 제대로 된 의상이라고 한다면 아랍 헤어스타일을 하고 커다란 구두를 신은, 무기거래상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입은 가짜 같은 새틴 본디지 팬츠와 타페타(약간 단단한 평직 명주 소재) 코트, 그리고 흑표범 당원들이 캣워크를 행진할 때 입은 멀티포켓 나일론 밀리터리 재킷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누구도 시도하지 않는 요소를 가지고 쇼를 창조해 내려는 갈라아노의 의지에는 한계가 없기 때문에(턱수염을 붙인 모델은 카스트로나 빈 라덴이었을지 모른다) 평범한 것을 골라내는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번 컬렉션에서 평범한 것을 찾기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아랍의 영감을 받은 프린트, 철사처럼 뻣뻣한 의상, 눈속임용 카무플라주 아이템들이 눈에 띄었다. 사운드트랙에서 ‘세계의 파괴’를 외치는 자니 로튼(펑크 록 밴드 섹스 피스톨즈의 보컬)이 어느 특정 의상보다도 이번 컬렉션의 실제 분위기에 가까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