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S/S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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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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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S/S Seoul 서울 패션위크 kimseor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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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S/S Seoul김서룡 (kimseoryong)

    이번 컬렉션의 주제는 ‘아임 낫 데어(I’m not there)’이었다. 상황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어, 디자이너에게 설명을 요청했다. “정직한 옷, 책임감 있는 옷을 만들려고 했어요.” 그가 의도한 정직과 책임이란 결국 ‘기본’에 관한 거였다. “너무 새로운 디자인을 억지스럽게 껴 맞추기 보다, 기본 아이템이라도 옷을 만드는 프로덕션 과정이나 노하우 등에 더 힘을 주고 싶었습니다.” 결국 디자이너가 기발한 디자인을 한 것은 아니니, 아임 낫 데어, 즉 ‘나(디자이너)는 거기 없었다’라는 컨셉트가 도출 된 거다. 디자이너의 말처럼 ‘참신한’, ‘새로운’, 혹은 ‘도전적인’이라는 단어는 이번 컬렉션에 어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디자이너의 정교한 ‘솜씨’ 덕분에 김서룡 옴므가 지금까지 보여줬던 고급스러움이나 감성이 빛 바래지는 않았다. 가령, 특별한 디자인 대신 디자이너는 이전에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소재를 선택했다. “체크 패턴에 디자인을 넣으면, 너무 가벼워지거나 학생복 같은 느낌이 많아지죠. 또 두툼한 자카드로 수트를 만들면 난해해지기도 해요. 그래서 그런 소재를 어떻게 김서룡 식으로 표현하느냐가 숙제였어요”라고 디자이너는 설명한다. 또한 구김이 잘 가는 리넨 소재를 가공해 ‘반듯한’ 수트를 만들어냈다. 와이드 레그의 커프드 팬츠와 재킷 셋업으로 컬렉션이 시작되었는데, 컬렉션 착장 대부분이 수트였다. 수트팬츠 역시 길이나 핏이 다양하긴 했지만 디자인 자체가 기발한 것은 아니었다. 단, 미세한 디테일들은 솜씨좋게 표현되어 있었다. 가령, 트렌치 코트를 변형한 재킷에는 벨트를 달고 포켓의 위치와 모양을 일반 재킷과 다르게 처리했다. 독특한 아이템을 꼽자면, 몇 시즌 전부터 유행처럼 쏟아져 나온 슬리브리스 롱 재킷이나 단추가 보이지 않게 처리된 베스트 정도! 김서룡 옴므가 매 시즌 고민하는 ‘블랙의 밀도’, 즉 블랙의 다양한 색감 표현은 블랙 재킷 위에 같은 색 플라스틱 브로치를 매치한 것을 통해 보여졌다. 특이했던 것은 김서룡이 만든 ‘데님’이었는데, 피날레에서 모든 모델들은 흰색 티셔츠와 빈티지한 데님을 맞춰 입고 걸어 나왔다. 종종 사람들은 요란한 쇼맨십이나, 기발한 디자인으로 포장된 자극적인 컬렉션을 기대한다. 또 그런 ‘요란함’에 휩쓸려, 디자이너가 순수한 장인정신으로 얼마만큼 프로덕션에 힘을 쏟았는가는 간과하기도 한다. 이번 컬렉션에서 디자이너 김서룡은 ‘신나고’ ‘흥미로운’ 쇼를 만들어내지는 않았다. 그러나, 디자이너에게 주어지는 ‘창작’ 이외의 의무를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탄탄한 프로덕션 과정을 거친 ‘정직한 옷’을 만들어 낼 것! 기본에 충실할 것! 에디터 / 이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