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S/S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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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이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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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S/S Seoul 서울 패션위크 KAAL E.SUKT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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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S/S Seoul칼 이석태 (KAAL E.SUKTAE)

    이번 시즌 디자이너 이석태가 들고 나온 컨셉트는 ‘야곱의 사다리’ 였다. 심지어, 쇼 프로그램에는 그가 영감을 받았던 성경구절이 적혀있었다. 디자이너에게 ‘일상’은 영감의 총체다. 그런 면에서 ‘종교’라는 민감한 영역의 접목이 이해되지 않은 건 아니다. 또 사다리를 형상화한 가로선 디테일이나 컷팅은 거의 모든 의상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단, 이 ‘신성한 사다리’가 어떻게 ‘패션’으로 치환될 수 있었는지 그 생각의 과정이 궁금했다. “성경을 자주 읽는데 창세기 28장 12절에 야곱이 꿈속에서 하늘과 닿아있는 사다리를 보게 됩니다. 저에게는 그 사다리가 ‘땅과 하늘’, ‘딱딱함과 부드러움’, ‘미완성과 완성’ 등 대조되는 요소들을 이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라고 디자이너가 설명했다. “사다리의 조각난 구조가 하나의 큰 기능을 한다는 것도 무척 흥미로웠기 때문에 이번 컬렉션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실, 그의 한마디는 모든 컬렉션을 압축하고 있었다. 컬렉션 의상들 대부분은 전형적인 재단을 통해 실루엣이 만들어진 건 아니었다. 대신 조각 조각의 패브릭이 옷의 한 부분을 이루며, ‘비정형적인 아이템’을 만들고 있었다. 특히, 이런 시도는 재킷에서 많이 엿보였다. “전통적인 테일러링 비접착 방식으로 몸판은 제작되었지만 허리 아래서부터는 드레이프성 소재를 이용하여 미리 생각하지 않고 완전히 비틀거나 찌그러트려 형태를 완성하였습니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는 테일러링에 이러한 작업을 접목하면 제가 의도했던 ‘딱딱함과 부드러움’, ‘미완성과 완성’ 등 대조적인 요소들이 균형감 있게 표현되는 것이지요.” 디자이너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어떤 재킷에선 칼라, 몸판, 소매의 형태가 온전했으나, 포켓 부분이나 몸판에 레이어드 된 패브릭들이 재킷을 미완성의 상태로 보이게 했다. 이번 컬렉션의 또 다른 특징은 허리를 강조하는 디테일들이었는데, 거의 대부분의 아이템에서 어깨는 파워 숄더로 디자인된 반면 허리선은 잘록하게 드러나도록 되어 있었다. 즉, 어깨와 허리를 강조하면서 옷의 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 ‘여자의 몸 구조’는 전혀 흐트러짐이 없는 거다. 대신, 드레이프성 소재의 ‘우연성’을 이용해 의상에 ‘부드러움’과 ‘위트’를 추가했다. 허리를 강조하는 실루엣은 비단 재단에서뿐 아니라 컬러 블로킹을 통해서도 표현되었는데, 화이트 원피스의 옆선을 레드로 포인트를 주는 식이었다(디자이너는 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레드, 화이트, 블루, 골드 베이지, 블랙 등을 충돌시켰다고 했다). 이런 옆선 스트라이프는 룩을 캐주얼하게 바꿔놓았는데, 저지 소재와 지퍼 장식 등도 포함되어 거의 모든 착장에서 ‘스포티함’이 묻어났다. 쇼가 끝나고, 프랑스에서 온 바이어들이 ‘엥크롸이아블르(incroyable:믿을 수 없는)’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백스테이지에 가서 디자이너에게 이번 쇼를 어떤 단어로 설명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의 대답은 “아멘” 이었는데, 그건 마치 ‘감사합니다’라는 말처럼 들렸다. 에디터/ 이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