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W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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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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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F/W Paris 레디 투 웨어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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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F/W Paris샤넬 (Chanel)

    칼 라거펠트가 〈북극의 눈물〉을 봤는진 알 수 없다. 하지만 무대 중앙에 놓인 직사각형의 거대한 흰색 상자가 천장으로 올라가자, 한국 관객들은 그가 〈북극의 눈물〉에서 북극곰을 보고 영감을 얻은 건 아닌가,하고 상상해 볼 만했다. 스웨덴에서 공수한 커다란 진짜 빙산 주위로 북극곰 네 마리가 서 있었으니까. 물론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프레야 베하와 남자 모델들이 북극곰처럼 분장한 채 관객을 맞고 있었던 것. 어마어마한 빙산 주위로는 진짜 물이 고여 있었다. 이곳을 덥수룩한 모피 부츠와 코트로 치장한 모델들이 겁도 없이 한가롭게 걸었다. 라거펠트는 자신이 밀라노에서 컨트롤하는 펜디보다 더 많은 모피를 이번 샤넬 컬렉션에 투자했다. 모피 부츠를 신고 물 위를 걷는 모델들을 보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필요는 없다. 다행이 모두 인조 모피! 이런 모피들은 트위드와 함께 직조되거나, 재킷의 절반에 덧대 있거나, 아예 바지 전체를 위해 쓰일 정도였다. 인조 모피 퍼레이드로 인해 컬렉션이 노티 나는 건 아니었다. 날씬한 모델을 동물 인형극처럼 분장시키는 라거펠트의 유머라면? 얼음처럼 보이는 굽이 달린 부츠, 눈꽃 같은 아이보리 의상 시리즈, 눈송이 느낌의 니트들, 빙산이 떠오르는 아이스 블루와 아이스 그레이 컬러, 그리고 아이스 주얼리 등은 꽁꽁 얼어붙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지만 컬렉션에 잔재미를 선사했다. 라거펠트는 이제 범지구적 이슈를 패션에 끌어들이려는 걸까? 다가올 여름 컬렉션을 위해 라거펠트에게 〈아마존의 눈물〉을 권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