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W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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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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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F/W Paris 오뜨 꾸띄르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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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F/W Paris샤넬 (Chanel)

    오트 쿠튀르와 레디투웨어를 막론하고, 언젠가부터 샤넬의 컬렉션에 대한 기사를 쓸 때는 늘 압도적인 무대장치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게 되었다. 지난 7월 6일 열린 2010 F/W 오트 쿠튀르 컬렉션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즈넉하게 석양이 지는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샤넬의 오트 쿠튀르 컬렉션에서 칼 라거펠트는 무려 높이 40피트(약 12미터), 무게 8톤에 달하는 커다란 금빛 사자상을 설치했다. 이 사자의 앞발에는 엄청나게 커다란모조 진주를 장식해‘ 샤넬 집안의 사자’임을 강조했다. 무대-사자의 크기-에 압도된 관객들은‘ 동물‘’ 사파리‘’ 파워‘’ 별자리’ 등등을 운운하며 컬렉션의 주제를 점쳤지만, 칼 라거펠트의 답변은 매우 단순했다“. 모두 알다시피, 코코 샤넬이 사자자리였으니까요.” 라거펠트는 그저 진주를 장식한 12미터짜리 사자상을 무대에 올리고 싶었을 뿐이다. 요즘의 패션계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건 라거펠트와 샤넬밖에 없다.거대한 무대장치로 인해 사자상을 한 바퀴 도는 모델들이 꼬마 요정처럼 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라거펠트가 만든 오트 쿠튀르 컬렉션의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았다. 샤넬의 이번 컬렉션은 화려한 겉포장보다는 엄격하게 절제된 실루엣에 대해 말하는 것이었다. 샤넬의 브랜드 이름은 럭셔리 패션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지만, 옷이 여성을 구속하던 시대에 실용적인 의상으로 여성을 해방시킨 코코 샤넬의 정신을 오트 쿠튀르 실루엣에도 접목하고자 한 점이 칼 라거펠트가 의도한 바였다. 이번 컬렉션 역시 도입부는 데이 타임을 위한 실용적인 의상들로 시작했는데, 7부 소매나 반소매에 가까운 소매의 미니 사이즈 트위드 재킷이 주를 이뤘고, 이 간결한 의상들에 체인과 원석, 진주를 엮어 만든 브레이 슬릿만 더하여 포인트를 주었다. 재킷의 다양한 변주도 눈에 띄었다. 단순한 재킷 밑단에 다양한 소재를 더하여 드레스나 코트를 만든 것이 좋은 예다. 나이트 타임을 위한 의상으로 칼 라거펠트는 짧은 칵테일 드레스에서 로맨틱한 트라페즈 라인의 미니 드레스 등을 내놓았는데, 실루엣만으로 보면 클로에 시절의 라거펠트 전매특허였던 보헤미안 무드를 연상시켰다. 하지만 굉장한 엠브로이더리와 태피스트리 장식을 사용해 인디언에서부터 바로크 스타일까지 아울러 표현해낸 의상의 완성도는 샤넬 특유의 장인 정신을 제대로 표현한 오트 쿠튀르의 진수였다. 그리고 전 의상에 걸쳐 투박하고 느슨한 부츠를-그것도 오트 쿠튀르 드레스에!-매치한 것은 샤넬만이 부릴 수 있는 대담한 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