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F/W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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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디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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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F/W Paris 오뜨 꾸띄르 Christian Dior
    100

    2010 F/W Paris크리스찬 디올 (Christian Dior)

    12미터짜리 샤넬표 사자, 단 10벌로 오트 쿠튀르를 점령한 지방시, 벌레스크 댄서를 기용한 장 폴 고티에…. 이번 파리 오트 쿠튀르는 여느 시즌보다 많은 화제를 낳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장 충격을 던진 것은 단연 디올이다. 존 갈리아노는‘ 꽃’을 주제로 로댕 정원에서 컬렉션을 펼쳤다. 패션은 끊임없이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왔고, 영원 불멸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현하고자 노력해왔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노력은 노력일 뿐, 패션이 자연 그 자체가 될 순 없었다. 바벨탑으로는 하늘에 닿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지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디올의 오트 쿠튀르를 통해 공개된‘ 갈리아노의 꽃’이 생화에 필적할 만큼 아름다웠다는 파장이 일고 있는 것.이번 컬렉션을 앞두고, 늘 그러했듯 존 갈리아노는 자신의 아틀리에에 영감이 될 만한 두 가지 비주얼을 구비했다. 닉 나이트와 어핑 펜의 꽃 사진이었다.게다가 그는 패롯 튤립(꽃잎이 알록달록한 튤립의 일종) 앞에 앉아 하염없이 몇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갈리아노의 연구는 이번 컬렉션에서 두 가지 특징으로 요약되어 나타났다. 하나는 강렬한 색감의 대비고, 또 하나는 꽃의 모양을 형상화한 갖가지 장식적 테크닉이다. 손으로 페인팅한 보랏빛 플로럴 스커트와 검정 레이스를 덧붙인 선명한 빨강 재킷을 매치한다거나, 층층의깃털과 튤로 이루어진 풀 드레스에 보랏빛 플로럴 뷔스티에를 덧붙이고, 샛노란 리본으로 허리를 잘록하게 매는 식의 대담한 색상 사용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의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종이접기를 응용한 오리가미 기법을 중심으로 섬세한 루슈, 깃털 엮기, 다양한 크기의 러플, 대담한 커팅과 엠브로이더리 장식 등 온갖 기법을 동원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최첨단 패션 테크닉의 결정판과도 같았다. 모자 디자이너 스테판 존스는 셀로판 소재의 색색의 헤드기어로 마치 여린 꽃봉오리를 다루듯 모델들의 얼굴을 섬세하게 감싸 컬렉션의 완성도를 높였다. 개인적으로 이 컬렉션의 가장 흥미로운 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꽃을 주제로 한 컬렉션임에도 전혀 로맨틱하거나 달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검정 바탕 위에 마젠타와 일렉트릭 블루의 그러데이션으로 꽃잎을 표현한 피날레 드레스는 그야말로‘ 시크’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