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F/W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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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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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F/W Paris 레디 투 웨어 Ch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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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F/W Paris샤넬 (Chanel)

    화산 용암에 의해 생긴 검은 돌들이 깔린 땅바닥에선 뿌옇게 증기가 올라왔다. 그리고 길게 횡대로 놓인 널빤지 좌우 끝에는 아주 큰 흰색 큐브가 버티고 있었다. 여긴 어딜까? 공상과학 영화의 배경? 놀랍게도 그랑 팔레에 건설된 샤넬 무대다! 칼 라거펠트의 신호에 의해 양쪽의 도개교가 쾅 하고 열리자 시커먼 옷을 입은 모델들이 작전 명령을 완수하기 위해 우르르 몰려 나왔다. 낭만적이고 나긋나긋한 샤넬 숙녀들은 잠시 잊어도 좋다. 대신 화산 먼지처럼 반짝이는 짧은 니트 케이프, 레깅스처럼 길고 낡은 팬츠, 투박한 바이커 부츠 차림의 스텔라 테넌트가 선봉에 섰다. 모노톤 일색(그나마 톤다운된 레드와 그린 정도만 끼여 있었다), 밑단을 걷어 올린 와이드 팬츠(요즘 범람하는 길고 통 큰 바지에 관해 은근히 비꼬는 태도였다), 두 개의 상의를 겹쳐 입은 듯한 재킷(지난 쿠튀르 때는 스커트와 팬츠를 결합하더니 이번엔 두 개의 재킷을 겹쳐 입었다)이 모델 군병들의 유니폼. 쇼의 후반부는 올인원 점프수트에 의해 완전히 점령됐다. 이 아이템은 데이 타임에 빌딩숲을 수호하는 여자들의 유니폼으로도 제격이지만 이브닝웨어 옵션까지 추가로 등장했다. 검정 세퀸이나 반짝거리는 루렉스 레이스로 완성된 버전들. 이렇듯 '칼 아마겟돈'의 여전사들은 겉모습만 보자면 어떤 자연 재해나 전쟁 앞에서라도 왼눈 하나 끄떡없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