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F/W Paris

Designer
close
샤넬
전체 컬렉션 보기
    2011 F/W Paris 오뜨 꾸띄르 Chanel
    100

    2011 F/W Paris샤넬 (Chanel)

    ‘파리의 방돔 광장의 밤’은 2011 F/W 오트 쿠튀르 컬렉션을 위해 칼 라거펠트가 선택한 판타지였다. 1930년부터 1971년까지 코코 샤넬이 머물렀던 리츠 호텔의 스위트룸도 방돔 광장에 있었고, 그녀의 주얼리 스토어도 방돔 광장 18번지였다. 샤넬의 역사가 로맨틱한 방돔 광장과 어우러져 있다는 점에 착안해 파리 방돔 광장의 밤을 주제로 선택한 것. 미셸 고베르의 음악이 부드럽게 깔리자 어둑한 파리 방돔 광장의 가로등 사이로 모델이 모습을 드러냈다. 짧은 머리를 한 모델 사스키아는 어깨가 넓고 직선적인 실루엣의 트위드 스커트 수트를 입고 납작한 굽의 부츠를 신고 있었는데 클래식하면서도 보이시한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검은 레이스를 눈에 감고 솔기가 드러나는 스타킹 같은 부츠를 신은 은밀한 모습에서는 프레타포르테 2011 F/W 컬렉션에서 선보인 ‘다크 엘레강스’의 분위기가 읽혔다. “나는 변형(Metamorphosis)이라는 아이디어를 좋아한다. 보이시한 여자가 진짜 여성으로 진화하는 변형.” 칼 라거펠트의 설명처럼 쇼는 보이시한 룩에서 여성성을 극대화한 룩으로 진화되었다. 초반에 등장한 룩은 유니섹스나 앤드로지니 룩을 연상시키는 넓은 등, 둥근 어깨, 넉넉한 품의 회색 트위드 시리즈였는데 직선과 곡선의 유희가 멋진 재킷은 남성성과 여성성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듯 샤넬이 지닌 이중적인 매력을 발휘했다. 이어 허리 라인에서 힙 라인으로 만개한 꽃처럼 퍼지는 재킷은 아름다운 실루엣뿐만 아니라 퍼지는 부분만 스커트와 같은 색상으로 처리해 착시 현상을 일으켰다. 특히 모델 애리조나 뮤즈가 입은 허리 위로는 새하얗고 아래로는 반짝이는 검은색인 스커트 수트는 복고적인 동시에 모던한 느낌을 자아내는 유혹적인 룩이었다. 이어 쿠튀르 컬렉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샤넬의 장인 정신을 보여주는 의상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번 시즌에는 보석만큼이나 화려한 깃털이 환상적으로 연출되었다. 이는 르마리에(Lemarie) 공방의 노하우를 빛나게 해주는 것으로, 예를 들면 드레스나 튜닉 옷자락을 뒤덮거나 가장자리를 접어 감치는 식으로 표현되었다. 또 ‘마드무아젤 샤넬’의 로맨틱한 상징인 카멜리아는 리본 형태로 불룩하게, 또는 실루엣을 두드러지게 하는 모티프로, 새롭게 재탄생되었다. 꽃이나 별무늬 보석 단추도 데이 드레스와 수트, 또는 로맨틱한 드레스에서 등의 곡선을 강조하며 빛났다. 이렇게 강인함과 연약함, 거침과 섬세함 등 대조적인 소재, 기법, 장식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오트 쿠튀르와 도회적인 스타일을 융화시켜나갔다. 특히 허리 밑단과 소매 부분이 나팔꽃처럼 퍼지는 주름 잡힌 비단 드레스, 러플과 깃털 장식이 구름처럼 가벼운 드레스, 아름답게 반짝이는 미드나잇 블루 컬러 스커트 수트는 쿠튀르의 환상을 맛보게 했다. 마지막으로 등 뒤로 길게 늘어진 옷자락이 반짝이는 20, 30년대풍의 새하얀 실크 드레스가 피날레를 장식하자 마치 파리의 짙은 밤이 지나고 새벽이 밝아오는 듯했다. 샤넬의 오트 쿠튀르 쇼는 피날레 드레스의 옷자락만큼이나 긴 여운을 남겼다. 칼 라거펠트에 의해 “Les Allures de Chanel(샤넬의 매력)”이라 불린 이번 컬렉션은 그야말로 샤넬의 얼루어(allure:매력)를 밤하늘을 수놓는 별처럼 펼쳐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