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F/W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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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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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F/W Paris 오뜨 꾸띄르 Maison Martin Margi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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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 F/W Paris메종 마틴 마르지엘라 (Maison Martin Margiela)

    굳이 따지자면,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는 오트 쿠튀르와 레디투웨어의 경계가 불분명한 패션 레이블이다(MM6처럼 확연히 구분되는 캐주얼 라인을 제외하고). 1989년부터 마르지엘라는 실험적인 패션의 창작 프로세스를 좀 더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아티즈널(artisanal)’ 컬렉션을 만들고 오트 쿠튀르 기간에 발표해왔는데, 정식 런웨이보다는 전시회에 가까운 형식이어서 오트 쿠튀르라기보다는 ‘마르지엘라의 실험적인 옷은 이렇게 만들어진답니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가 더 컸다. 하지만 이번 시즌부터 마르지엘라도 캣워크 대열에 합류했다(프레젠테이션으로 쿠튀르 방식을 선회한 지방시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여전히 실험적이었던 마르지엘라 쿠튀르 쇼의 주제는 전통적인 테일러링과 하이테크 기술의 충돌로, 재킷의 라이닝을 일부러 망가트린 듯 손으로 거칠게 누빈다거나, 가죽 라이닝으로 누빈 라이더 재킷 사이로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거나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가장 충격적인 건 ‘X-삭스’를 쿠튀르에 접목시켰다는 점이다. 폴리프로필렌 소재를 사용한 기능성 스포츠 양말 브랜드로 유명한 X-삭스는-기능성이라지만, 1만원대면 살 수 있는 양말이다- 고가의 마르지엘라 니트 스웨터로 변신하여 쿠튀르 무대에 올랐다. X-삭스 모양의 니트에 진한 초록색 캐시미어 블랭킷 스커트를 매치한 룩은 전위예술집단 플럭서스를 이끌던 독일 화가 요셉 보이스의 작품을 떠올리게 했다. 노란 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은 투명한 재킷이나 트렌치코트에서도 요셉 보이스의 미묘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는데, 예를 들면 투명한 테크노 소재의 재킷 속에 정통 새빌로 스타일의 수트를 매치한 스타일링을 통해 겉보기엔 평범하고 쉬워 보이지만 그 안에는 ‘장인의 땀 어린 공이 서려 있는’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