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F/W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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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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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F/W Seoul 서울 패션위크 Ley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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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 F/W Seoul르이 (Leyii)

    그녀를 처음 만난 건 3년 전 <프런코> 시즌 1 촬영 현장에서였다. 톱 7까지 올라온 참가자들은 매회 거듭되는 미션 수행으로 너무나 지쳐있었고, 정작 옷을 돌 볼 여유도 없이 자기 자신과의 치열한 정신력 싸움에서 버텨내야 한다는 의지만이 역력해 보였다. 하지만 이승희만큼은 조금 달랐다. 차분하게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옷에서 손을 놓지 않으며 몰입하는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그 이후 그녀는 ‘르이’라는 이름으로 멋지게 데뷔했고 패션 월드가 기대하는 ‘뉴 라이징’ 디자이너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이번 컬렉션에서 이승희는 18세기 상류층의 스포츠인 펜싱에서 영감을 받은 ‘The Darkness Beauty’를 테마로 어둡고 폐쇄된 시대의 시기와 질투로 가득 찬 여성, 그리고 그 안에서 보이지 않게 움직였던 권력과 승부욕으로 절정에 올랐던 도발적인 여성스러움을 그녀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주제는 다소 어려웠지만 무대 위 의상들은 역시나 블랙과 실험적인 디자인을 사랑하는 ‘르이’스러움으로 가득했다. 지퍼 디테일을 활용해 사선으로 떨어지는 날렵한 라인의 재킷과 베스트, 고혹적인 맥시 스커트와 팬츠는 도도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한 다른 소재의 믹스매치와 드레이핑 패턴을 이용한 시스루 드레스와 볼레로 스타일의 패딩, 아찔한 절개선의 니트 베스트 등은 이승희 특유의 아이덴터티가 묻어났다. 때론 단조로울 수 있는 ‘블랙’이라는 컬러는 이승희의 아이디어 속에서 언제나 가장 중심에서 빛나고 있고 상상했던 것 이상의 극적인 분위기로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평정심을 잃지 않던 그 때도 그랬고, 이번 컬렉션도 그랬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