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누가 잘 찍나
- <VOGUE> 2010년 08월호
패션계에서 발굴하는 사진가들을 호시탐탐 눈여겨보는 또 다른 커머셜아트 세계가 있으니 바로 영화계다.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영화계의 취향과 패션계의 테이스트가 과연 일치할까?
변덕스러운 패션계에서 가장 빠른 주기로 취향이 바뀌는 장르는 사진이다. 라이팅이 센 사진에서 자연광의 순한 사진으로, 과장된 세트 사진에서 드라이하고 조형적인 사진으로, 감정적으로 뜨거운 사진에서 차가운 사진으로… 사진가들은 패션 피플들의 주기적인 변덕의 사이클에 맞춰 점점 더 입이 쩍 벌어질 만큼 가공할 스케일의 지루함 없는 크리에이티브를 보여줘야 한다. 쇼퍼홀릭의 ‘신상’욕구처럼 새로운 것이 더 달콤하게 소비되는 세계에서 패션 사진가들은 조명과 리터칭 테크닉을 넘어서 임기응변과 순발력, 업그레이드 된 교양 등으로 지쳐 떨어질 때까지 자신을 소비한다.
패션계에서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이 사진가들을 호시탐탐 눈여겨보는 또 다른 커머셜아트 세계가 있었으니 바로 영화계다. 영화 시나리오에 담긴 2시간짜리 드라마를 단 한 컷으로 표현하는 드라마틱 비주얼. 사진가들에게 포스터는 트렌드와 디테일에 몰두하는 패션 사진과는 또 다른 명랑한 창작의 탈출구가 된다. “2000년대 초까지 영화계의 포스터 사진은 윤형문, 오형근 등 영화계와 오랜 인맥을 쌓은 인물 사진 아티스트들이 독점했지만, 이제는 그 바통이 패션 사진가들에게 넘어왔어요”라고 엔드 크레딧의 박혜경 실장은 말한다. 그렇다면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영화계의 취향과 패션계의 테이스트가 과연 일치할까? “패션계에서 새 인물을 찾긴 하지만, 지금 패션계에서 뜨는 사진가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티저와 본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몇 차례 이어지는 영화 현장의 속도와 시스템에 잘 맞아야 하고, 드라마의 톤앤 매너도 살려야 하고, 배우의 감정도 끌어내야 하고, 투자자의 비위도 잘 맞춰야 해요. 너무 작가주의거나 지나치게 패션이 보이면 영화계에선 제외됩니다.”라고 영화포스터 디자인의 대모라 할 수 있는 ‘꽃봄’의 김혜진 실장은 말한다. 사실 사진가가 아무리 유명하고 사진이 좋다고 해서 영화계와 궁합이 맞는 것도 아니다. 그 사이 사진가 김용호가 김혜수의 귀기 어린 <분홍신> 포스터로 영화계의 주목을 끌었지만, 스타일링이 잘된 세트 사진으로 너무 장르가 한정돼서 스톱, 김중만 작가는 <강력 3반>이후 사진을 합성할 수 없다는 작가주의적 고집 때문에, 조선희 작가는<황진이> 이후 사진은 좋지만 너무 패셔너블하다는 편견 때문에 짧은 인연으로 끝났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다. 조남룡 작가는 김지운 감독과의 인연으로 <놈놈놈> 이후 <악마를 보았다>까지 이어졌고, 촬영 감독인홍경표 감독은 재미로 찍은 <마더>의 스틸이 메인 포스터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영화계가 선택한 3대 패션 사진가는 누굴까? 이전호, 홍장현, 박지혁이다. 이전호는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 <하녀> <밀양> <올드보이>등 시대극을 중심으로 한 ‘기운 센’ 블록버스터를 주로 찍고, 홍장현은 <웨딩 드레스> <아내가 결혼했다> <행복> <바람 피기 좋은 날>처럼 여배우의 매력을 살려주는 소프트한 멜로를 담당하며, 박지혁은 <파괴된 사나이>와 <백야행> <박쥐>같은 드라이하고 날이 선 스릴러 장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패션계에서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이 사진가들을 호시탐탐 눈여겨보는 또 다른 커머셜아트 세계가 있었으니 바로 영화계다. 영화 시나리오에 담긴 2시간짜리 드라마를 단 한 컷으로 표현하는 드라마틱 비주얼. 사진가들에게 포스터는 트렌드와 디테일에 몰두하는 패션 사진과는 또 다른 명랑한 창작의 탈출구가 된다. “2000년대 초까지 영화계의 포스터 사진은 윤형문, 오형근 등 영화계와 오랜 인맥을 쌓은 인물 사진 아티스트들이 독점했지만, 이제는 그 바통이 패션 사진가들에게 넘어왔어요”라고 엔드 크레딧의 박혜경 실장은 말한다. 그렇다면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영화계의 취향과 패션계의 테이스트가 과연 일치할까? “패션계에서 새 인물을 찾긴 하지만, 지금 패션계에서 뜨는 사진가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습니다. 티저와 본 포스터에 이르기까지 몇 차례 이어지는 영화 현장의 속도와 시스템에 잘 맞아야 하고, 드라마의 톤앤 매너도 살려야 하고, 배우의 감정도 끌어내야 하고, 투자자의 비위도 잘 맞춰야 해요. 너무 작가주의거나 지나치게 패션이 보이면 영화계에선 제외됩니다.”라고 영화포스터 디자인의 대모라 할 수 있는 ‘꽃봄’의 김혜진 실장은 말한다. 사실 사진가가 아무리 유명하고 사진이 좋다고 해서 영화계와 궁합이 맞는 것도 아니다. 그 사이 사진가 김용호가 김혜수의 귀기 어린 <분홍신> 포스터로 영화계의 주목을 끌었지만, 스타일링이 잘된 세트 사진으로 너무 장르가 한정돼서 스톱, 김중만 작가는 <강력 3반>이후 사진을 합성할 수 없다는 작가주의적 고집 때문에, 조선희 작가는<황진이> 이후 사진은 좋지만 너무 패셔너블하다는 편견 때문에 짧은 인연으로 끝났다. 물론 예외의 경우도 있다. 조남룡 작가는 김지운 감독과의 인연으로 <놈놈놈> 이후 <악마를 보았다>까지 이어졌고, 촬영 감독인홍경표 감독은 재미로 찍은 <마더>의 스틸이 메인 포스터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영화계가 선택한 3대 패션 사진가는 누굴까? 이전호, 홍장현, 박지혁이다. 이전호는 <구르믈 벗어난 달처럼> <하녀> <밀양> <올드보이>등 시대극을 중심으로 한 ‘기운 센’ 블록버스터를 주로 찍고, 홍장현은 <웨딩 드레스> <아내가 결혼했다> <행복> <바람 피기 좋은 날>처럼 여배우의 매력을 살려주는 소프트한 멜로를 담당하며, 박지혁은 <파괴된 사나이>와 <백야행> <박쥐>같은 드라이하고 날이 선 스릴러 장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영화계에서 사랑받는 사진가 이전호는 2002년 안정환의 ‘퓨마’광고 이후에 포스터 사진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인터뷰>와 <시월애>의 로맨틱한 스케일로 영화계를 접수했던 강영호의 ‘서정시대’가 막을 내리고 포스터 장르에도 강렬한 비주얼 시대가 온 것이다. “개봉 시기가 몰릴 땐 극장이 마치 제 갤러리가 된 느낌도 듭니다”라고 이전호는 안정감 있게 웃었다. 1백 명의 배우들과 특수효과와 발전차까지 동원된 블록버스터 포스터 <포화 속으로>도 그의 작품이다. 더불어 영화계는 운이 반 이상이라는 게 이 운 좋은 사나이의 겸손한 부연이다. “흥행이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포스터 사진이라도 잊혀져요. 영화와 운명을 함께하는 거죠.” 이전호는 2004년 세계 3대 영화제에 진출한 <올드보이>와 <사마리아> <빈집>의 포스터 사진을 모두 담당하면서 더욱 상승세를 탔다. “<올드보이>는 정말 이상적인 작업이었어요. 박찬욱 감독 사무실에서 대외비 빨간 날인이 찍힌 <올드보이> 원작 만화부터 제게 보내왔어요. 최민식의 괴물 같은 클로즈업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사진 작가로 흥행성과 작품성이 모두 있는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송강호와 김옥빈이 거꾸로 누운 <박쥐> 포스터와 뜨거운 모래가 서걱이는듯한 김명민의 표정을 담은 <파괴된 사나이>는 박지혁의 아이러니하고 드라이한 감수성을 제대로 살린 경우. “<박쥐> 이후로 저는 스릴러 장르만 맡고 있어요. <이끼>도 박해일과 정재영의 표정에 중심을 뒀죠. 저는 많은 걸 준비하지 않습니다. 배우가 모든 걸 하죠.”
사실 배우는 영화 포스터 사진의 결정적 비밀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시나리오를 연구하고 멋진 아이디어와 세트로 애니 리보비츠 스타일의 ‘예술’을 해놔도, 화면을 꽉 채우는 배우의 표정만큼 영화적 텍스트와 유혹의 힘을 폭발시키는 컷은 없다. “<구르믈…>을 촬영할 때, 이준익감독이 그러더군요. ‘1컷에 이야기를 전달하는 건 불가능해. 무조건 배우에게 매달려.’ ” 어쩌면 그 점이 포스터 사진의 한계이자 신비일 것이다. <하녀>의 경우엔 오히려 원작과 배우의 명성이 사진가를 압박했지만, 결국 포스터 색깔은 일본 포르노그라피처럼 대중적으로 뽑아내야 했다. “전도연의 표정 연기를 앞에 두고 ‘예술 사진’을 찍고 싶은 욕망을 누르는 게 힘들었어요”라고 이전호는 말한다.
포스터 사진계의 후발주자로서 홍장현은 너무 힘을 빼거나 힘을 주지 않는, 중립적이고온건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터 사진은 마케팅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에 포장에 초점을 맞춰야해요. 처음엔 시나리오를 5번씩 읽고 갔는데, 제가 맡은 장르가 멜로가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제약이 많았어요.” 홍장현은 아직 패션 화보에서 보여준 열정을 영화 현장에서는 맘껏 터뜨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한다. 참고로 그는 결혼식 당일 새벽까지 <바람 피기 좋은 날> 포스터 촬영을 했고, 김혜수・윤진서의 그 바람기 가득한 사랑스러운 사진은 홍장현의 시그니처 포스터가 됐다.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성 있는 포스터를 찍을 때까지 열심히 기다리고 있어요. <사마리아>나 <빈집>처럼.”
한편에서는 디지털과 그래픽과 마케팅이 사진가의 크리에이티브와 권한을 압도하고 있다고 투덜거려도 여전히 영화 포스터 사진은 사진가에게 매력적이다. 포스터 사진계의 대부 이전호는 9년째 그 비밀스러운 즐거움을 유지하는 법에 대해 이렇게 조언한다. “밸런스를 잘 유지해야 해요. 포스터가 ‘1컷의 영화’라는 자부심으로 스태프를 리드해야 하지만, 그게 자기 작품이라는 오만에 빠지면 안 되죠. 크리에이티브와 마케팅이 뒤엉켜 돌아가는 최전선에서 내 것이 정답이라고 우기면리스크가 큽니다. 물론 우선적으로 좋은 영화를 만나야겠지만요.
포스터 사진계의 후발주자로서 홍장현은 너무 힘을 빼거나 힘을 주지 않는, 중립적이고온건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터 사진은 마케팅의 최전선에 있기 때문에 포장에 초점을 맞춰야해요. 처음엔 시나리오를 5번씩 읽고 갔는데, 제가 맡은 장르가 멜로가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제약이 많았어요.” 홍장현은 아직 패션 화보에서 보여준 열정을 영화 현장에서는 맘껏 터뜨리지 못했다고 아쉬워한다. 참고로 그는 결혼식 당일 새벽까지 <바람 피기 좋은 날> 포스터 촬영을 했고, 김혜수・윤진서의 그 바람기 가득한 사랑스러운 사진은 홍장현의 시그니처 포스터가 됐다.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성 있는 포스터를 찍을 때까지 열심히 기다리고 있어요. <사마리아>나 <빈집>처럼.”
한편에서는 디지털과 그래픽과 마케팅이 사진가의 크리에이티브와 권한을 압도하고 있다고 투덜거려도 여전히 영화 포스터 사진은 사진가에게 매력적이다. 포스터 사진계의 대부 이전호는 9년째 그 비밀스러운 즐거움을 유지하는 법에 대해 이렇게 조언한다. “밸런스를 잘 유지해야 해요. 포스터가 ‘1컷의 영화’라는 자부심으로 스태프를 리드해야 하지만, 그게 자기 작품이라는 오만에 빠지면 안 되죠. 크리에이티브와 마케팅이 뒤엉켜 돌아가는 최전선에서 내 것이 정답이라고 우기면리스크가 큽니다. 물론 우선적으로 좋은 영화를 만나야겠지만요.
* 자세한 내용은 <VOGUE> 2010년 08월호에서 확인하세요.
| 에디터 | 김지수 |
|---|---|
| 포토그래퍼 | 박지혁, 홍장현, Jono Lee |
| 출처 | www.vogue.com |

- vogue.com 내 모든 컨텐츠의 소유는 두산 매거진에 있으며 본 기사를 블로그, 개인홈페이지 등에 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기사를 재편집하여 올릴 경우 발생되는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12)
0/600 bytes

- ksnaggo
- 잘읽었어요~~~ㅎ 2010.08.16

- santiago
- 잘봤어여^^ 2010.08.10

- cylf
- 잘보고 갑니다 2010.08.01

- cmj728
- 잘보고갑니다 2010.07.28

- avoir79
- ^^ 2010.07.27

- yje731
- 음음... 잘 보고갑니다 2010.07.27

- alkong72
- 보고갑니다. 2010.07.27

- bora79
- 잘보고가요 2010.07.27

- dhrmvldk
- 잘 보고 갑니다. 감사~~ 2010.07.27

- alsngur
- 음... 2010.07.27

1 2
- 이전글 - 호러의 종말
- 다음글 - 14명의 한국 현대 미술가들과 <보그>가 만났다


- 누구나 친구가 될 수 있나요?
- 2010.08

- 호러의 종말
- 2010.08

- 누가 누가 잘 찍나
- 2010.08

- 14명의 한국 현대 미술가들과 <보그>가
- 2010.08

- 만레이를 좋아하세요?
- 2010.07


















































.jpg)












